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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 어딘가에 (김민기 노래극 '공장의 불빛' 삽입곡) - 송창식. 조경옥


작사. 작곡 : 김민기
노래 : 송창식. 조경옥
'겨레의 노래 1 (1990)' 앨범에 수록


이 세상 어딘가에
(김민기 노래극 공장의 불빛 삽입곡)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까 있을까
분홍빛 고운 꿈 나라 행복만 가득한 나라
하늘빛 자동차 타고 나는 화사한 옷 입고
잘 생긴 머슴애가 손짓하는 꿈에 나라

이 세상 아무데도 없어요 정말 없어요
살며시 두눈 떠봐요 밤 하늘 바라봐요
어두운 넓은 세상 반짝이는 작은 별
이 밤을 지키는 우리 힘겨운 공장에 밤

고운 꿈 깨어나면 아쉬운 마음뿐
하지만 이젠 깨어요 온 세상이 파도와 같이
큰 물결 몰아쳐 온다 너무도 가련한 우리
손에 손 놓치지 말고 파도와 맞서 보아요

 




    김민기(55)의 1978년작 노래극 ‘공장의 불빛’이 2004년 26년만에 복원됬다. 원본을 복각한 CD와 새로 편곡해 녹음한 CD로 구성된 세트가 발매됬다. 엄혹한 유신 치하에서 창작된 이 노래극은 기름때에 절어 고단하고 남루한 노동현장에서 밝게 빛난 30촉짜리 외등이었다. 김민기는 이 불빛을 되살리기 위해 대중음악계 ‘천재소년’으로 불리는 정재일(22)과 손을 잡았다. 정재일은 ‘공장의 불빛’의 모든 편곡과 연주를 맡았다. ‘공장의 불빛’은 70년대 대표적 노조탄압 사례인 동일방직 사건을 소재 삼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당시 한국 대중음악에서 완전히 새로운 장르, 즉 ‘한국의 얼터너티브’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씨는 이 작품을 두고 “한국 대중음악 사상 가장 깊은 지하에서 제작됐으나 가장 높이 불타오른 비판정신의 극점”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카세트 테이프로 2000장만 찍었던 이 음반은 김민기의 인사말을 비롯해 모두 13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가장 쉽고 널리 불려진 노래는 ‘이 세상 어딘가에’다. 이 가사는 울분에 찬 청년 노동자와 대학생들의 연대를 가능케 한 접착제였다. 새 음반에서는 정재일이 이 노래를 부른다. 김민기는 이 작품의 마스터 테이프를 3개 만들었으나, 누군가들에게 나눠 맡기고 스스로 기억에서 지웠다고 한다. 이런 음악의 발표 자체가 괴뢰(傀儡)들의 소행으로 처벌받던 때여서, 만약 당국에 붙잡혀 고문 끝에 “테이프를 누구에게 맡겼다”고 자백하면 다른 사람도 처벌되기 때문이었다. 작년 11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민기는 이렇게 말했다. “내 노래들은 내 자식이나 마찬가지인데, 나조차 그 테이프를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멸실돼버려 노래에 미안합니다. (이번 복각판 발행은)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참여해준 사람들에 대한 답례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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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팬더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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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경재 2015.02.02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0, 80년대 김민기의 노래를 듣고 그의 노래테이프를 수장하는 것만으로도 불순했던 시절
    나도 원본인지 복사본인지는 모르지만 다수의 테이프를 지니고 혼자 조용히 듣던 때가 있었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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