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를 사랑한 소년과 함께 80년대 추억여행

박현욱 소설 <새는>
<동정 없는 세상>으로 제6회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박현욱(36)씨가 새 장편소설 <새는>(문학동네)을 펴냈다.
<동정 없는 세상>에서 박씨는 “딱 한 번만 하”고 싶어하는 열아홉 살 남자아이의 성의식을 발랄하고 경쾌하게 그린 바 있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 역시 고등학생이며 그의 관심 또한 이성을 향해 있지만, 그 색깔과 강도는 조금 다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은호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은수를 깊이 흠모하지만, 예쁜 데다 전교 일등을 도맡아 하는 은수와 가난하고 못 생긴 데다 공부도 잘 하지 못하는 은호는 처음부터 어울리는 짝이 아니다. 그럼에도 은수를 향한 연정을 접지 못하는 은호는 은수의 마음을 잡으려고 처음에는 클래식 기타를 배워 연주해 보이고, 이어서는 은수가 속한 문예반에 들어가 문학이라는 끈에 기대려 하며, 급기야는 필사적으로 공부를 해서 서울의 유명 사립대에 합격하기에 이른다. 그랬음에도 그가 은수에게 들을 수 있는 말은 “미안해”라는 거절의 말뿐이었다.
이렇게 은호가 은수에게 매달리는 사이 또 다른 동갑내기 여학생 현주는 우정을 가장한 채 은호에 대한 사랑을 키운다. 은호는 은수를 향해 있고 현주는 그런 은호를 바라보는, 전형적인 어긋남의 구도이다.




<새는>이라는 제목은 가수 송창식씨의 노래에서 따왔다. 이 노래만이 아니라, 소설 전체가 12곡의 노래 제목을 단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가운데 11곡이 송창식씨의 노래고 ‘보너스 트랙’이라는 제목으로 된 한 곡은 산울림의 노래다. 그 노래들은 은수를 향한 은호의 연정의 출발과 진행, 그리고 그 결말을 상징한다. 이런 노래들과 함께 80년대 프로야구 팀과 선수들의 연도별 성적 등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면서 이 소설을 일종의 ‘추억의 선물 보따리’로 만들어 놓는다.
최재봉 기자 사진 문학동네 제공                   
Posted by 팬더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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